퇴원을 하루 앞둔 트리샤와 카를로는 산타 모자를 쓴 채 복도를 뛰어다니며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트리샤는 “이제는 뛰어 다녀도 숨이 차지 않아요. 필리핀 라구나에 있는 놀이공원에 엄마랑 같이 놀러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필리핀 어린이 5명이 우리 병원에서 선천성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수술한 환아는 트리샤(7세/여)를 비롯해 카를로(13세/남), 존칼(5세/남), 마리(4세/여), 다린(4세/남)이다.
아이들에게 7월 22일 필리핀 라구나를 찾아온 한국 의료진은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수술이 시급하면서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는 우리 병원으로 트리샤를 비롯한 5명의 필리핀 어린이를 초청했다.
진찰 결과 이들은 심방중격결손, 팔로4징후 등을 앓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들 대다수가 2009년 태풍 ‘온도이’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트리샤와 존칼, 카를로 세 명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구멍이 뚫려 숨을 쉬기 힘든 심방중격결손증을 앓고 있었다.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 누워 있어야만 했고,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린과 마리는 앞의 세 아이보다 좀 더 심각한 증세를 보였다. 폐동맥 협착, 심실중격결손, 대동맥 우전위, 우심실 비대 등과 같은 4가지 심장 기형이 동반된 팔로4징후라는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12월 2일 우리 병원 초청으로 국내에 입국한 트리샤를 비롯한 5명의 어린이들은 우리 병원에 바로 입원해 다음날인 3일부터 6일 동안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 박천수 조교수로부터 심장 수술을 받았다.
김영휘 교수는 “가난과 빈곤,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선천성 심장질환을 치료 받지 못해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매우 많다. 선천성 심장병의 경우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는다면 완쾌도 가능한데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은 수술 시기를 놓치는 등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우리 병원은 올해 필리핀 선천성 심장병 환아 5명을 비롯해 라오스,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뇌종양, 심장병, 희귀난치성 신경근육질환, 합지증 등을 앓고 있는 환아 11명을 초청해 수술과 치료를 지원했고, 모두 건강하게 고향으로 돌아갔다.
|